가을이면 감 한 상자가 부엌 한쪽에 놓입니다. 떫은 감을 얼른 홍시로 만들고 싶은데 며칠을 기다려도 그대로면 답답합니다. 감 후숙제를 알면 기다림이 달라집니다. 떫은 감이 스스로 단맛을 찾아가는 과정은 에틸렌이라는 식물 호르몬이 이끕니다. 잘 익은 사과 한 알만 곁에 두어도 숙성이 빨라지고, 소주나 드라이아이스를 활용하면 단단한 식감을 유지한 채 떫은맛만 빼 수도 있습니다.
| 항목 | 핵심 내용 | 활용 결과 |
|---|---|---|
| 감 후숙제 | 에틸렌이 과육을 무르게 하며 떫은맛을 단맛으로 바꿉니다 | 홍시를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
| 사과 활용 | 잘 익은 사과가 에틸렌을 공급합니다 | 상온 3일에서 4일이면 부드럽게 익습니다 |
| 소주 탈삽 | 알코올이 수용성 탄닌을 불용성으로 바꿉니다 | 아삭하면서 단맛이 나는 감이 됩니다 |

목차
감 후숙제는 에틸렌이 좌우합니다
감은 스스로 에틸렌을 많이 만들지는 않지만 에틸렌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에틸렌은 주로 꼭지와 껍질에서 만들어지며 과육보다 5배에서 10배 많이 나옵니다. 감이 마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에틸렌이 더 많아지고, 한 상자에 먼저 익은 감이 하나라도 있으면 주변 감도 따라 물러집니다. 이것이 곯는 감이 한꺼번에 생기는 까닭입니다. 반대로 오래 두고 싶다면 마르지 않게 봉지에 담아 서늘한 곳에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과 한 알로 홍시를 앞당기는 법
가정에서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잘 익은 사과를 함께 두는 것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사과를 에틸렌을 많이 내는 대표 과일로 꼽으며 덜 익은 과일 옆에 두면 숙성이 빨라진다고 설명합니다. 흠 없는 떫은감을 골라 비닐봉지나 상자에 넣고 사과 한두 알을 함께 넣은 뒤 너무 춥지 않은 실내에 두면 됩니다. 매일 한 번씩 만져 보면서 말랑해진 것부터 꺼내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상자째 베란다에 두었다가 위쪽 감만 물러지고 안쪽 감은 떫은 채로 남는 실수를 했습니다. 사과를 함께 넣고 이틀에 한 번씩 자리를 바꿔 주니 골고루 익는 속도가 맞아졌습니다. 한 번에 많이 익힐 필요 없이 먹을 만큼만 사과와 함께 꺼내 두고 나머지는 서늘한 곳에 두면 겨울 초입까지 홍시를 나눠 즐길 수 있습니다.
단단한 상태로 떫은맛만 빼는 탈삽
홍시보다 아삭한 식감을 원한다면 탈삽을 시도합니다. 탈삽은 떫은맛의 원인인 수용성 탄닌을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탄닌으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알코올, 탄산가스, 드라이아이스, 40도 안팎의 따뜻한 물에 담그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가정에서는 소주와 드라이아이스가 다루기 쉽습니다. 탈삽에 쓰일 감은 껍질 대부분이 등황색이고 꼭지 쪽에 녹황색이 조금 남은 것이 오래 갑니다. 완전히 무르기 직전의 감을 고르면 후숙 과정에서 물러지지 않으면서 떫은맛만 빠집니다. 흠이 있거나 벌레 먹은 감은 따로 골라 먼저 먹는 것이 좋습니다.
소주 탈삽은 이렇게 합니다
감 1kg당 소주 10cc에서 11cc 정도면 충분합니다. 상자 바닥과 옆에 비닐을 깔고 신문지나 천 위에 꼭지가 위로 가게 감을 쌓습니다. 소주를 골고루 뿌린 뒤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밀봉하고 20도 안팎에서 4일에서 5일 둡니다. 얇은 비닐일수록 품질이 좋아 과육이 물러지지 않으면서 떫은맛이 빠집니다. 처음에는 몇 개만 시험 삼아 해 보면 성공률이 높습니다.
드라이아이스 탈삽 시 주의할 점
드라이아이스는 감 10kg당 100g 정도를 사용합니다. 달걀 크기로 부순 뒤 신문지에 감싼 다음 감에 직접 닿지 않게 봉지 바닥에 넣고 밀봉합니다. 20도 안팎에서 3일에서 4일이면 떫은맛이 빠집니다. 드라이아이스를 맨손으로 만지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반드시 집게나 장갑을 사용해야 합니다. 탄산가스는 대량 처리에 적합하지만 온도와 농도에 따라 과육이 물러질 수 있어 가정에서는 소주나 드라이아이스가 안심입니다.
보관 온도와 냉동 활용
대봉감과 단감은 같은 감이지만 후숙 과정이 다릅니다. 대봉감은 수확할 때 떫은 성분이 남아 있어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꼭지가 위로 가게 세워 두어야 맛이 살아납니다. 단감은 이미 떫은맛이 빠진 상태라 밀폐 지퍼백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편이 오래 갑니다. 키친타월로 개별 포장해 밀폐 용기에 담으면 수분 증발을 막고 결로도 흡수해 곰팡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사과나 배와 함께 두면 에틸렌 때문에 단감이 빨리 물러지므로 반드시 따로 보관해야 합니다.
감이 너무 많을 때는 냉동이 훌륭한 선택입니다. 단감은 껍질째 통째로 얼리거나 반으로 잘라 얼리면 해동 후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녹습니다. 충분히 후숙된 대봉감을 냉동하면 홍시 느낌 그대로 즐길 수 있고, 완전히 무른 것보다 3분의 2쯤 말랑한 감을 얼리면 껍질이 덜 터집니다. 씨 없는 반시 품종이 좋으며 흠이 있거나 벌레 먹은 감은 골라내는 것이 좋습니다.
감을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긴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덜 익은 감에 남아 있는 수용성 탄닌이 장 점막을 수축시키고 수분을 빨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잘 익은 단감은 탄닌이 불용성으로 바뀌어 오히려 식이섬유가 풍부해 배변 활동에 도움이 됩니다. 평소 장이 예민하다면 단감 중앙의 하얀 심지 부위를 도려내고 먹는 것이 안전합니다.
가을 식탁을 위한 작은 변화
후숙의 흐름을 이해하면 감을 보관할 때와 먹을 때가 달라집니다. 사과 한 알로 홍시를 앞당기고, 소주나 드라이아이스로 아삭한 단감을 만들며, 보관 온도에 따라 보관 기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대봉감은 서늘한 곳에서 천천히 익히고 단감은 밀폐해 냉장에 두는 습관을 들이면 버리는 감이 줄어듭니다. 이제는 감 한 상자를 받아도 당황하지 않고 우리 집 입맛에 맞는 상태로 나눠 먹을 수 있습니다. 냉동 홍시를 가을에 얼려 두었다가 한겨울에 꺼내는 즐거움도 누려 보시길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홍시를 만들 때 사과가 꼭 필요합니까
A: 사과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홍시가 됩니다. 다만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이 숙성을 앞당겨 기다리는 시간을 크게 줄여 줍니다.
Q: 소주 탈삽과 드라이아이스 탈삽 중 어느 쪽이 더 편합니까
A: 감 양이 적다면 소주 탈삽이 편합니다. 드라이아이스는 화상 위험이 있으니 장갑을 꼭 사용하고 감에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합니다.
Q: 단감을 오래 아삭하게 보관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A: 키친타월로 개별 포장해 지퍼백에 밀봉하고 0도에서 2도 사이의 냉장고에 두면 한 달 이상 아삭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