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벌레 소리 들리면 가을입니다

달걀을 동그랗게 만 두고 샛길로 들어서니 이윽고. 요즘 밤공기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낮에는 아직 덥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이면 자주 듣게 되는 소리가 있습니다. 우리 귀에는 정겁고 참새들은 긴장하게 만드는 초소리이지만, 정작 벌레를 만든 장본인 입장에서는 애타게 짝을 부르는 작은 비명과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방울벌레 소리입니다. 두꺼운 겨울이 시작되는 11월까지 오랫동안 들을 수 있지만, 유난히 맑고 시원한 야율을 자랑하는 이 소리를 제대로 구분하고 감상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단순히 시끄럽게만 느껴질 수 있는 방울벌레 소리에 여러분의 밤을 온전히 맡겨도 좋을 때입니다. 요즘 어떤가요. 귀 기울여 보셨나요.

방울벌레 소리의 정체와 차이점

우리가 흔히 방울벌레라고 부르는 종은 대부분 귀뚜라미와 좁은 의미의 귀뚜라미로 나뉩니다. 하지만 방 안에서도 또렷하게 울리는 그 작은 몸에서 나오는 큰 소리에 놀라워하게 되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아래의 비교 목록에서는 유난히 착각하기 쉬운 발성 곤충을 구분해 보았습니다.

헷갈리는 밤 곤충 소리 비교

구분주요 소리 특성주로 활동하는 시기
방울벌레맑은 방울을 굴리듯 길고 명랑하게 운다이른 가을 밤
긴날개여치매우 밝은 아지랑이 울음소리밤과 낮 구분 없음

방울벌레 소리는 다른 벌레와 달리 작게 사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소리가 워낙 시원시원하게 나아가기 때문에 마음의 안정을 주기까지 합니다.

도시에서는 왜 이 소리가 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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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아파트나 여닫이문 앞의 낮은 풀숲만 떠올렸지만, 사실 도심에서 가장 먼저 가을을 실감나게 하는 것이 이 방울벌레 소리입니다. 유난히 더웠고, 긴 장마 끝에 만난 찬 공기가 반가워서일 겁니다.

충청도 소도시에서 자란 경험이 있는데, 아스팔트 사이사이에 핀 풀도 잡초가 아니라 포근했습니다. 그 도시에는 8월 둘째 주만 되면 많게는 수십 마리의 방울벌레가 나무 꼭대기에서 동시에 울었습니다. 어느 해엔 외곽에 사는 큰 애벌레를 보호하느라 살충제를 뿌리지도 못하고 그냥 두기도 했습니다.

소리로 인한 인생의 변화

이 소리는 단순히 나이 든 맛을 느끼게 하는 도구가 되고는 합니다. 오히려 늦은 밤 수많은 소음에 쫓기며 사는 삶을 잠시 멈추게 만드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늦여름만 되면 같은 소리를 지나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잘 들어야겠다기보다 그냥, 옆에서 크게 우는 소리를 함께 맞이해 주는 겁니다.

방구석에서 즐기는 캠핑 방울벌레 소리 명상법

몇 달 전부터는 방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명상 앱보다는 MP3로 직접 녹음해 둔 소리를 구분하여 듣기 시작했습니다. 시끄러운 줄만 알았던 소리에도 나름의 리듬이 있습니다. 책상과 창문을 살짝 열어두면 점점 커지는 하모니에 기분이 참 편해집니다.

하지만 늘 같은 경험을 하면 재미없으니, 가장 먼저 생활 패턴이 달라지는 콘크리트 밀집 지역 한복판에서는 여전히 이 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연재하는 코너가 중간에 멈추더라도 늘 변치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확실한 것은 시간이 지나 제가 열흘에 이르는 사투로 지친 몸과 마음을 정리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마무리 – 들어봄 직함이 달라집니다

오늘 퇴근길 발걸음을 잠깐 멈추고 공중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열대밤 수준으로 바뀐 인공조명보다 먼저, 음력 팔월의 잔등성에는 언제나 들어주기를 기다리는 작은 악단이 있습니다. 유독 무성한 잔치가 지나가고 하나둘씩 추워질수록 방울벌레 소리에 더 힘을 쏟을 수 있도록 건겅 관리에 유의하시고, 여러분의 좌우에는 항상 숱한 즐거움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귀 기울여 들을수록, 마음이 풍성해지는 계절입니다.

방울벌레 소리

자주 묻는 질문

Q: 방울벌레는 집에 들어와서 어디에 자꾸만 숨는지, 요새 매일 밤마다 이 소리가 나는데 혹시 보일러나 배관을 타고 올라오나요?

A: 벌레는 본능적으로 습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해서 화분 아래나 현관 신발장 뒤쪽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그 방울벌레는 마당이 있는 1층이나 축축한 정원 주변에 주로 서식하며, 건물의 높은 층수에서는 생활 반경이 겹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혹시 모르니 물기를 머금은 걸레로 주방이나 베란다의 먼지를 잘 닦아내고, 어디선가 들릴 듯한 힘을 빼고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Q: 방울벌레 소리를 좋아하게 되니 모기가 안 물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까?

A: 마당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기는 소리가 아니라 약 400미터 상공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과 우리 몸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체취에 이끌립니다. 자연에서는 천적인 모기를 쫓아내는 막연한 기대로 방울벌레 사육통 옆에 모기향을 피우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조용히 초음파로 모기를 쫓아낸다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서 오히려 민원이 많이 접수되기도 합니다.

Q: 딱정벌레와 같은 건가요? 남대문 시장에서 파는 식용 방울벌레를 요리에 넣어도 되나요?

A: 방울벌레는 귀뚜라미와 같은 목에 속하는 곤충이지, 갑충인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와는 거리가 멉니다. 혹시 식용으로 판매하는 제품은 깨끗하게 손질해 단백질 함유 간식으로 드시는 것은 괜찮지만, 노지에 자생하는 야생 방울벌레는 기생충의 위험이 있으니 절대 섭취하시면 안 되겠습니다. 귀엽게 바라봐 주시고, 커다란 사랑을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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